[집사 일기] 집사의 2023년 29주 차 주간 일기
♧ 2023년 29주 차 주간 일기
♣ 7월 17일
일 년에 52번 있고, 매주 돌아오는 월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월요일은 항상 별로다.
그래도 이번주 월요일은 다른 월요일보다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근할 수 있었다.
회사 내부 공사로 인해 화요일부터 이틀 동안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업무는 회사에서 하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그래도 재택근무가 좋다.
우선,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좋고, 남는 시간에 세탁이나 설거지 등 집안일도 틈틈이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업무를 마치고 출장 가는 직장 동료를 공항에 데려다 준 후 바로 집으로 향하였다.
오늘은 저번주 카레를 해준 친구가 집으로 오는 날이었는데, 무엇을 먹고 싶냐는 질문에 찜닭이라고 하였다.
이 친구는 요리를 좋아하고 잘해, 항상 집에 오면 무엇이든 해주려고 한다.
정말 좋은 친구다.
청소를 하며 기다렸더니, '닭 한마리'로 보이는 음식이 나왔다.
이렇게 국물 많은 찜닭은 처음 보았지만, 맛은 찜닭 맛이 나서 신기했다.
맥주 한잔과 마무리하는 나름 괜찮은 월요일이었다.
♣ 7월 18일 ~ 19일
평소 아침에는 눈이 떠져도 출근하는 것을 최대한 미루고 싶은 마음에 버티다 준비를 하는데, 오늘은 달랐다.
재택근무라는 생각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평소 먹지 않은 아침도 챙겨 먹었다.
매일 재택근무를 하면, 건강하고 부지런한 삶을 계속 살수 도 있을 것 같은 마음이었다.
삼냥이들도 나만큼이나 내가 재택 근무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잘 시간인데, 잠을 포기하고 내 옆에와 계속 애교를 부렸다.
업무 중 스트레스받을 틈도 없이 힐링이 계속되어 재택근무가 좋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화요일은 친구가 해놓은 닭 한 마리 같은 찜닭을 하루 종일 먹었다.
끓일수록 찜닭보다는 닭개장 맛이 났지만, 그래도 맛있게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다.
수요일은 주말에 사둔 샐러드와 스테이크 그리고 식빵으로 하루를 버텼다.
평소 요리를 하지 않으니 최대한 간편한 스테이크를 주로 사는데, 유럽은 스테이크가 저렴해서 참 좋다.
이상하게 다른 집안일들은 즐겨하는데, 요리는 이상하게 정이 가지 않는다.
아무래도 음식을 그렇게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인가 보다.
이러한 고민도 할 수 있는, 꿈같은 이틀 동안의 재택이 끝나 아쉬웠다.
♣ 7월 20일
오늘부터 아침 운동을 시작하고자 했는데, 눈 뜨자마자 실패했음을 깨달았다.
알람을 바보처럼 평소와 같은 시간으로 설정하고 잔 것 같다.
내일부터 할까?라는 생각을 잠깐 하다, 한주의 시작인 다음 주 월요일부터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또 운동을 미루게 되었다.
점심은 오랜만에 Local 식당을 갔는데, 슈니첼과 밥 그리고 잼이 함께 나왔다.
잼과 밥이라니, 정말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조합이다.
처음 몇 입은 나름 괜찮지만, 계속 먹다 보면 너무 달아서 음식 자체가 질린다.
이런 점심을 먹고 나면,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컵라면이 무척 그립게 느껴진다.
두 번째 운동 계획인 골프 연습도 집에 가고 싶은 유혹으로 실패할 뻔했으나, 잘 이겨내고 연습장으로 향했다.
저번주에 마음대로 되지 않던 드라이버 위주로 연습하였는데, 이상하게 연습장에서는 잘 맞는다.
토요일에도 이렇게 맞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습하였다.
♣ 7월 21일
회사 건물 전체가 리노베이션 중이어서 하루 종일 시끄러운 관계로 노래를 들으면서 일을 하였다.
확실히 집중도는 떨어지는 것 같은데, 그래도 신나는 노래를 들었더니 시간은 잘 갔다.
점심은 회사에 있는 Local 식당에서 매쉬드포테이토를 먹었는데, 현지 친구들은 이 음식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감자를 으깨서 만든 것이 아닌 파우더 포테이토로 만든 인스턴트 음식으로 건강하지 않다는 이유지만, 나는 맛있어서 좋아한다.
7월의 나는 '루틴'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같은 시간에 식사를 하고, 같은 요일에 운동을 가고, 같은 시간에 책을 보는 그런 간단한 루틴말이다.
사실 집안일이나 책 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게 루틴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지독한 귀차니즘에 걸린 나에게 야외 활동은 정말 쉽지 않다.
그래도 노력 중인 것에 의의를 두려고 한다.
만들어진 '루틴'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금요일 '루틴'이다.
칼퇴를 우선 해야 하고, 집에 가서 '악귀'와 '하트 시그널'을 봐야 한다.
꼭 지키고 있는 '루틴'이다.
이번주 '하트 시그널'은 성냥 같았다.
확 타오르나 싶더구먼, 금방 약하게 꺼지는 불처럼 엄청 실망스러웠다.
대신 '악귀'는 정말 재밌었다.
골프와 함께 요즘 내 즐거움 요소 중 하나인 것 같다.
♣ 7월 22일 ~ 23일
고대하던 토요일은 이른 시간 눈 뜨는 것은 힘들지만, 골프장 가는 길은 그렇게 피곤하지 않다.
이번주 내내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을 말도 못 하게 망쳐 속상했는데, 후반부터 갑자기 엄청나게 잘 맞기 시작하였다.
한 번도 해보지 못한 5 연속 파를 하여 올림픽을 처음으로 만들어봤다.
골프는 항상, 골프를 그만두지 못하게 한 라운딩 당 하나의 기쁨을 준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토요일 라운딩 후 집에 와서 낮잠을 세 시간이나 자버렸다.
이렇게 자버리면, 주말 내내 생활 패턴이 망가지는 걸 알아도 낮잠을 안 자기에는 너무 피곤해 항상 이런다.
그래도 평소 같으면 노력이라도 했을 텐데, 이번주는 정말 한량 같이 보내보자라고 하여 그렇게 하였다.
밥도 대충 차려 먹으면서 '이번 생도 잘 부탁해'라는 드라마를 완주하였다.
웹툰으로 재밌게 봤었는데, 드라마도 신혜선 배우님이 연기를 잘해 재밌게 보았다.
유럽에 있으면 맛있는 제철 과일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 좋은데, 좋지 않은 점은 제철 과일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름에 납작 복숭아를 즐겨 먹는데, 이제 조금 있으면 나오는 시기가 지나게 된다.
또 일 년을 기다려야지 먹을 수 있어 부지런히 먹어둬야겠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