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채식주의자 (Feat. 집사의 해석)
블로그 포스팅 하는 것이 재밌어서, 하나 둘 더 새로운 걸 작성하고 싶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의무적으로 작성하는 느낌이 나, 그 순간 작성을 멈췄다.
가끔씩 들어와 보면, 아직도 내 포스팅을 보고 가는 사람들이 있는 걸 확인한다.
내가 작성한 것들이 그래도 누군가에게 조금은 도움을 줬다 생각하면서,
무엇이든 끈기 있게 계속하시는 분들이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오랜만에 글을 작성하고 싶게 해 준 「채식주의자」 리뷰를 해보자.
저자 소개
♣ 한강
♣ 1970년 겨울에 태어났다. (11월 27일)
♣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문학사 전공
♣ 1993년 얼음 꽃 외 4편으로 시인 등단
♣ 1994년 붉은 닻으로 신춘문예 등단
♣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흰, 채식주의자 등 집필
♣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전임교수 재직: 2007년 ~ 2018년
♣ 2024년 10월 10일 노벨문학상 수상
채식주의자 소개
♧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으로 이뤄진 연작 소설
♧ 멘 부커상 수상
♧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 채식주의자
♧ 몽고반점
♧ 나무불꽃
채식주의자 줄거리 & 집사의 해석 (스포 O)
♧ 1부: 채식주의자
지극히 평범하고 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의 남편
그리고 무던한 성격과 무난한 외모를 가진 영혜
그 둘이 만나, 남들이 보면 심심하다 싶을 정도의 무미건조한 생활을 이어간다.
남편은 그런 생활을 만족해한다.
하지만 그들의 평화는 영혜가 악몽을 꾸면서부터 무너진다.
정확히는 악몽과 함께 영혜가 채식을 선언한 후다.
남편은 처음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나,
집안의 모든 고기를 버리고, 남편에게 고기 냄새가 난다며 잠자리까지 거부하니
그제야 상황이 심각하고 일반적이지 않음을 깨닫는다.
온 가족이 영혜의 채식을 중단하기 위해 달래고, 겁박하지만 영혜의 증상은 더 심각해진다.
결국 가족 식사 자리에서 보수적인 영혜의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영혜를 붙잡으라 하고,
고기를 억지로 입에 넣는다.
영혜는 이를 거부하고 소리 지르며, 자해를 한다.
이 사건으로 영혜는 정신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남편은 영혜를 떠난다.
영혜의 아버지는 어린 영혜를 물었다는 이유로
영혜 앞에서 개를 오토바이에 묶어 끌고 다녀 죽인 다음
고기로 만들어 영혜에게 나누어 줬다.
어린 영혜는 그 고기를 당시 아무렇지 않게 먹었다.
하지만, 잔인한 장면과 개가 그렇게 된 이유는 영혜의 내적 트라우마가 되기 충분하다.
남에게 피해를 주면, 혹은 아버지 말을 듣지 않으면, 자신도 그 개처럼 될 수 있다는 두려움,
그러한 두려움이 영혜를 남들이 말하는 무던한 성격, 얌전한 아이로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억눌렸던 마음들과 두려움이 영혜의 악몽을 시작하게 한 것 같다.
개가 거품을 물며 죽어가는 모습, 그리고 자신이 그 고기를 아무렇지 않게 먹었다는 사실 자체가
현재 자신에 모습에 대한 징그러움,
그리고 고기라는 음식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폭력성을 깨달은 것 같다.
1부 채식주의자는 평범한 가족 이야기로 시작하나,
꿈 내용과 이야기 전개는 스릴러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 2부: 몽고반점
2부는 미디어 아티스트인 영혜의 형부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 간다.
그는 영혜에게 알 수 없는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영혜가 자해를 하는 그 순간, 그리고 피범벅이 된 영혜를 데리고 응급실로 향하는 그 모습들에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어느 날 아내에게 영혜가 아직 몽고반점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후부터,
영혜에 대한 갈망은 점점 커져 간다.
그 갈망은 영감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영감은 영혜의 알몸에 꽃을 그려 넣는 것이었다.
그의 어려운 부탁을 영혜는 고민 없이 수락한다.
후배와 함께 작업을 시작하고 후배와 영혜의 알몸에 꽃을 수 넣기 시작한다.
촬영 중 그의 영감은 절정으로 치닫게 되고, 그 영감의 끝은 후배와 영혜가 관계를 갖는 모습이었다.
후배는 수치심에 뛰쳐나가고, 알몸으로 혼자 남은 영혜에게 다가가지만 영혜는 이를 거절한다.
그는 후배가 아닌 자신의 몸에 꽃을 그려 놓고, 영혜에게 다시 한번 부탁한다.
결국 그는 영혜와 촬영을 하며 짐승 같이 서로의 몸을 탐하며 쾌락의 밤을 보낸다.
그다음 날, 아내가 찾아온 것도 모른 채 그들은 단잠에 빠져 있다.
아내는 그들의 모습과 촬영본을 확인하고 절망하며 소리 지른다.
그의 예술 활동은 영혜의 몽고반점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 침체기였다.
열정은 꺼져가고 있었고,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영혜는 영감을 주었고, 열정을 만들어줬다.
소설에서 영혜의 언니(아내)는 영혜보다 아름 다룬 외모로 묘사된다.
그리고 가족에 무관심한 남편을 대신하여 경제활동과 육아까지 전담하고 있다.
하지만 남편은 그런 아내에게 무심하며, 오히려 영혜에게 매력을 느낀다.
이는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갖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을 나타낸다.
그 갈망은 잘 못된 선택으로 이루어지고,
후배(대인관계)를 포함한 모든 것(가족)을 잃게 한다.
2부 몽고반점은 개인적으로 읽기 쉽지 않았다.
소설임을 감안하더라도 정서적으로 불편함을 주는 내용이었다.
♧ 3부: 나무불꽃
3부는 영혜의 언니 시점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자신의 남편과 그 일이 있은 후, 영혜는 다시 산속 깊이에 위치한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어느 날, 영혜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을 찾아가 영혜를 만난다.
영혜의 모든 증세는 악화되어 있었고, 채식마저 거부하여 영혜는 뼈에 살 가죽만 걸치고 있는 상태였다.
링거를 통해 포도당과 단백질을 주입하려 했으나, 영혜는 햇빛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병원에서는 영혜를 결박하여 코를 통해 미음이라도 먹이려고 하지만,
영혜는 짐승 같은 비명을 지르며 이를 거부한다.
결국 영혜는 입에서 피를 뿜어 내고, 언니는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영혜에게 영양소를 주입하려는 모든 시도가 실패하여, 서울 큰 병원으로 이송이 결정 됐다.
이송되는 구급차 안에서 언니의 속삭임을 마지막으로 책은 끝난다.
자신의 남편과 영혜가 그런 일을 저질렀으나,
언니는 자신의 마음을 보듬을 새도 없이, 육아와 경제 활동을 해야 했다.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아이 때문에 그러한 생각은 포기한다.
영혜의 언니는 영혜의 보호자다.
그들의 아버지와 어머니조차 되지 못한 보호자.
병원에서는 가족들이 보기 힘들 거라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영혜의 짐승 같은 비명, 피를 뿜어 내는 모습을 모두 옆에서 지켜본다.
가장 큰 피해자 그리고 가장 강한 사람은 언니가 아닌가 싶다.
영혜와 같은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스스로 자수성가하여 가족을 부양하는 모습,
정신 나간 무심한 남편을 뒤로하고 자녀를 책임지는 모습,
그리고 아픈 동생의 옆을 지키고 있는 모습
하지만 이러한 모습들은 언니가 강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녀 역시 삶의 끝에서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자신의 살고 있는 지금의 삶이 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만큼
⋯⋯이건 말이야.
⋯⋯어쩌면 꿈인지 몰라.
꿈속에선, 꿈이 전부인 것 같잖아. 하지만 깨고 나면 그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지⋯⋯ 그러니까, 언젠가 우리가 깨어나면, 그때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