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일기] 집사의 2023년 32주 차 주간 일기
♧ 2023년 32주 차 주간 일기
♣ 8월 7일 ~ 10일
일요일부터 시작된 고열과 배탈은 이번 한 주 동안 나를 계속 따라다녔다.
한 시간에 적어도 한 번은 화장실을 가야 했기에 잠을 잘 수도 없고, 오한도 동반했다.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누워만 있으니, 기운은 점점 빠져 갔다.
이러다 큰일 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 친구가 와서 간호를 해주었다.
해열제와 흰죽을 먹으며, 간호를 받으니 화요일부터 다행하게도 열은 내려갔다.
코로나 일 것이라 생각했던 증세는 알아보니 노로바이러스에 걸린 것 같았다.
처음 걸려보았는데, 정말 지독한 바이러스로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기간이었다.
목요일부터는 배탈만 살짝 남아있고 다른 컨디션은 모두 돌아와 살 것 같았다.
좀 살아나니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게 잔뜩이었으나, 또 배탈이 심해질 수도 있단 생각이 들어 꾹 참았다.
목요일 저녁, 몸무게를 재보니 4킬로 이상이 빠져있었다.
해외 생활을 하다보면, 아플 때가 가장 서럽고 난감한 것 같다.
현지 병원을 가기도 쉽지 않고, 간다 하더라도 한국처럼 쾌적한 진료를 받기도 어렵기 때문에 병원 자체를 꺼리게 된다.
무엇보다 아플 때,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난다.
그래도 옆에서 챙겨 줄 친구가 있음에 감사하고, 업무도 신경 쓰지 않게 도와준 동료에게 참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속에 있는 좋지 않은 것들을 모두 비워냈으니 앞으로 몸에 좋은 것으로만 채워나가야겠다.
♣ 8월 11일
노로 바이러스에 전염성이 있다고 하여, 금요일에는 재택근무를 하기로 하였다.
아픈 동안 보지 못한 밀린 업무들을 하나 둘 했더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갔다.
누워만 있다가 일을 하니, 일도 재미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상황이 웃겼다.
이래서 어른들이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라고 하는 것 같다.
일주일 동안 맹숭맹숭한 흰 죽만 먹다 보니, 맵고 짠 게 당겨 비빔면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몸에 좋은 것만 줘야겠다고 다짐한 지 하루 만에 어겼지만 그래도 뭔가 보상받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 8월 12일 ~ 13일
이번주는 몸이 계속 좋지 않았기에 골프를 쉬려고 했으나, 어찌하다 보니 나가기로 하였다.
몸에 힘도 별로 없고, 속도 아직 편안한 상태는 아니었기에 라운딩 하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하지만 힘 빼고 치다 보니 오히려 경기 결과가 괜찮았다.
역시 욕심부리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쳐야 더 잘 되는 것 같다.
기분 좋게 집에 와서 일주일 동안 밀린 집안일을 했더니 토요일이 사라졌다.
토요일 새벽부터 '신성한, 이혼'이라는 드라마를 정주행 하였다.
처음에는 약간 지루하고 답답한 느낌이 있었는데, 후반에 갈수록 흥미진진해서 재밌게 봤다.
일요일 오후에는 친구가 와인과 스테이크를 사 와 저녁을 해주었다.
손이 큰 친구는 항상 음식을 엄청 많이 해서 과식을 유발한다.
그래도 맛있는 와인과 스테이크는 일요일을 기분 좋게 마무리하기 충분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