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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책 리뷰: 소년이 온다 (Feat. 줄거리 + 집사의 해석)

by 산쵸네 2024.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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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작성하기 어려운 책들이 있다.

마음을 무겁게 하거나, 역사 고증을 바탕으로 집필한 책들이 보통 그렇다. 

 

둘 다에 해당하는 「소년이 온다」 리뷰를 해보자. 

저자: 한강

저자 소개

♣ 한강

♣ 1970년 겨울에 태어났다. (11월 27일)

♣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문학사 전공  

♣ 1993년 얼음 꽃 외 4편으로 시인 등단 

♣ 1994년 붉은 닻으로 신춘문예 등단 

♣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흰, 채식주의자 등 집필

♣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전임교수 재직: 2007년 ~ 2018년 

♣ 2024년 10월 10일 노벨문학상 수상 


소년이 온다 소개

♧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집필한 소설 

♧ 한강 작가의 6번째 장편 소설이며 2014년 출판  

 

♧ 총 6장 +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 1장: 어린 새

♧ 2장: 검은 숨

♧ 3장: 일곱 개의 뺨 

♧ 4장: 쇠와 피

♧ 5장: 밤의 눈동자

♧ 6장: 꽃 핀 쪽으로

♧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 


소년이 온다 줄거리 & 집사의 해석 (스포 O)

♧ 1장: 어린 새

2인칭 시점으로 중학교 3학년 동호를 관찰한다. 

정치나 사회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 

호기심과 호승심 그리고 분위기에 휩쓸려 친구 정대와 함께 민주화 운동 행렬에 참가한다. 

 

행렬 중 계엄군의 사격이 시작되며, 

시민들은 그 총격에 하나 둘 쓰러지고, 순식간에 혼비백산인 상황이 된다. 

그때 친구 정대도 총에 맞아 쓰러지게 되는데, 

동호는 두려운 마음에 정대한테 다가가지 못하고 도망을 택한다.

 

친구를 두고 갔다는 죄책감이었을까,

아직 정대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었을까

동호는 상무관에서 시신을 확인하고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계엄군이 곧 공격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은 어린 동호를 보내려고 하지만 동호는 가지 않는다. 

동호의 어머니도 동호에게 같이 집으로 가자고 하지만

곧 나가겠다는 말에 어머니를 돌려보내고

그곳에서 동호는 죽음을 맞이한다. 

작가는 2인칭 시점을 사용하여,
독자가 마치 어린 동호의 지인인 것처럼
동호를 바라보게 한다. 

이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너의 지인이 바로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 같다.
신념을 가지고 계엄군에 대항하던 성인들만이 아닌
일반 시민 그리고 어린 동호 역시 계엄군의 총알에 희생당하는 지인이라고 말한다.  

 

 

♧ 2장: 검은 숨

2장은 동호의 친구,

계엄군 총에 맞아 죽은 정대의 혼 시점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정대는 자신의 육체가 

다른 사람들의 망가진 육체와 함께 산속 깊은 곳으로 이동되는 것을 지켜본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계엄군은 쓰레기 더미를 처리하듯 시체들로 탑을 쌓아 둔다. 

그 시체들은 빠른 속도로 부패하고 정대는 이를 바라보고 있다. 

 

다른 사람의 육체와 맞닿았을 때,

정대는 다른 사람의 혼도 그곳에 있음을 느끼지만

대화는 할 수 없고, 누군지 알 수도 없다. 

 

정대는 계엄군이 왜 자신들을 죽였는지, 

그리고 우리는 왜 죽어야 했는지 계속 생각하지만 그것에 대한 답은 얻지 못한다. 

 

결국 군인들은 증거 인멸을 위해 시체를 태우는데, 

정대는 자신의 육체가 사라지면서 자유롭게 되는 것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동호를 찾아보지만, 동호 역시 죽었음을 깨닫는다. 

1장에서 시체들은 상무관에 줄지어 안치되어 있다. 
시민들은 가족의 시체라도 찾기 위해 상무관을 방문하고
줄지어 안치되어 있는 시체를 확인한다. 

시체를 확인한 가족들의 울음소리, 비명 소리로 
상무관은 가득 차 있다. 

2장에서의 시체들은 어느 야산에 버려진다. 
안치도 아닌, 탑처럼 쌓아진다. 
아무도 그들을 찾지 않으며, 울어 주지 않는다. 
그들은 그렇게 더 빠른 속도로 부패해 간다. 
마지막에는 불태워진다.

작가는 정대의 혼 시점을 사용하여, 
독자들에게 민주화 항쟁의 모습뿐 아니라
계엄군의 추악한 처리 방식까지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 3장: 일곱 개의 뺨

3장은 상무관에서 살아남은 은숙의 시점으로 전개한다. 

은숙은 자신과 함께 민주화 운동을 했던 동료들의 죽음을 접하고, 들으며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그녀는 어느 날 출판 하려는 책으로 인해

서대문 경찰서에 끌려간다. 

그녀는 뺨 7대를 사정없이 맞게 되고, 

책은 검은색으로 대부분 칠해지며, 누더기가 된다. 

 

출판사는 누더기가 된 책을 출판하고,

이를 연극으로까지 만든다. 

배우들은 검은색으로 칠해진 부분을 입모양으로만 연기한다. 

열흘 간 진행 된 5.18 민주화 운동이 끝난 이후에도
그들의 횡포는 계속되었다고 작가는 말하는 것 같다.

책을 검열당하고,
뺨을 수차례 맞고,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대사는 입모양으로 밖에 전달할 수 없다. 

은숙은 뺨 7대를 하나씩 잊어 보려고 한다.
하지만 입모양으로 연극하는 배우들을 보자,
은숙은 동호를 떠올린다.
그리고 잊지 않는다.

 

 

♧ 4장: 쇠와 피

4장은 계엄군에 대항하다 잡혀간 진수의 이야기다. 

진수는 계엄군에게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했다. 

모나미 펜을 손가락 사이에 낀 채로, 뼈 마디가 보일 때까지 돌린다거나,

잠을 재우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음식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그들의 눈 빛은 점점 흐려졌으며,

그들이 무엇을 위해 대항했는지는 이미 잊힌 문제였다.

그 고통이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곳에서 풀려 난 후에도, 

그는 그 안에 갇혀 살았다. 

살아남았다는 자책감이 그를 따라왔고, 

그의 의지와 신념이 굴복되었다는 것에 대한 우울감이 그를 찾아왔다. 

 

결국 진수는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 

계엄군이 행하는 고문의 목적이
신념의 박살이었다면, 그들은 성공했다.

단, 신념을 빼앗긴 사람들은 굴복감을 느꼈으며,
그 굴복감은 스스로에 대한 떳떳함을 지우며, 우울감을 가지고 왔다.

작가는, 
그들이 살아남았어도 살아남은 것이 아니었다고 말하려는 것 같다. 
육체는 그곳에서 살아 나왔지만, 
혼은 병들고 다쳤으며, 회복이 불가하다고. 

 

 

♧ 5장: 밤의 눈동자 

5장은 진수와 마찬가지로 계엄군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한

선주의 이야기다.

 

선주는 이 소설에 나오는 사람 중 유일하게 광주 사람이 아닌 인물이다. 

인천에서 여공들이 모여 노동권을 위한 평화 시위를 하다

경찰에게 폭행당해 장파열을 당한 뒤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고향인 인천에서는 취직이 쉽지 않아 광주로 가서 일을 했다. 

 

광주에서 생활하다 5.18 민주화 항쟁에 참여했고, 

마지막까지 상무대를 지키다,

총을 들었다는 이유로 이송되었다. 

 

하혈이 멈추지 않을 때까지 고문을 당한 선주는

수침심과 자멸감을 안고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살아간다. 

 

출판사에서 일하던 중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집필하는 작가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지만, 선주는 이를 거절한다. 

몇 번이나 자신에게 되묻지만, 끝내 수락하지 못한다. 

 

인천에서 시위를 함께 했던, 성희 언니가 아프다는 소식에

그녀는 병원을 찾아간다. 

그리고 간호를 하기로 마음먹는다. 

선주는 자신의 몸을 증오하게 되었다고, 
오직 살아남기 위해 도망쳤다고 책에서 말한다. 
그 도망은 작가의 인터뷰를 거절하는 모습에서도 보인다. 

하지만 선주는 노동 운동을 함께 했던 언니를 찾아가고, 
병간호를 하기로 마음먹는다. 

이는 남들이 보면 도망쳤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선주 나름대로 벼랑 끝에서 자신만의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 6장: 꽃 핀 쪽으로 

6장은 동호의 어머니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동호의 어머니는 상무관으로 동호를 찾아가 만난다. 

함께 집에 가려 하지만, 먼저 가있으라는 막내아들의 말에 그를 두고 길을 나선다. 

그게 아들의 살아있는 마지막 모습이었다. 

 

어머니는 슬픔을 삼킨다. 

동호의 작은 형은 분노를 표출한다. 

어머니는 이를 말린다. 

혹시나 그마저 잘 못 될까 봐

동호의 큰 형은 작은 형을 나무란다. 
왜 막내를 집에 데려오지 않았냐고, 
어떻게 이렇게 되었냐고.

작은 형은 되묻는다. 
형이 상황이 어땠는지 아냐고.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아무리 옆에서 말해줘도 알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그때의 상황이 어땠는지, 심정이 어땠는지. 

동호만 죽은 것이 아니다. 
가족이 함께 무너진 것이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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